영천시가 농업기술센터의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센터 내 5개 과(농업정책과·친환경농업과·축산과·기술지원과·농촌지도과) 중 2개 과만 남기고, 나머지 3개 과를 시청 본청 농축산환경국으로 이관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이번 개편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한다. 미래 농업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축산과와 환경보호과의 연계를 통해 축산 악취 문제를 보다 효과적으로 해결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행정 효율성을 높이고 부서 간 협업을 강화하려는 시도 자체를 무작정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조직개편은 단순한 부서 이동이나 조직도 변경에 그쳐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농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가', 그리고 '영천 농업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가'가 판단의 절대적 기준이 되어야 한다.
시의원의 눈으로 바라본 이번 조직개편의 세 가지 우려점과 당부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막대한 예산으로 구축된 농업기술센터의 집약적 기능이 약화되어선 안 된다.
농업기술센터는 단순한 행정관청이 아니다. 농업 정책 수립부터 기술 지도, 영농 상담, 신기술 보급, 농업인 교육이 한곳에서 유기적으로 이루어지는 '영천 농업 현장의 컨트롤타워'다. 핵심 기능이 본청과 센터로 이원화될 경우 부서 간 소통 공백이 발생하고, 현장 대응력과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동안 축적된 인프라와 전문 인력이 겉돌게 된다면 이는 명백한 행정력 낭비다.
둘째, 행정 편의주의로 인해 농민들의 발걸음이 불편해져서는 안 된다.
농민들은 정책 지원부터 친환경농업, 축산 민원까지 한자리에서 해결하는 종합 행정서비스를 원한다. 부서가 본청으로 이전하면 업무 처리를 위해 시청과 센터를 오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특히 고령 농업인이 많고 대중교통이 불편한 영천의 농촌 현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행정 이원화는 농민들에게 커다란 물리적·시간적 부담으로 다가온다. 행정의 효율성을 이유로 농민의 불편을 당연시해서는 결코 안 된다. 개편 이후에도 원스톱 민원 처리 시스템과 신속한 연계 체계가 반드시 담보되어야 하는 이유다.
셋째, 축산 악취 문제는 부서 이관이라는 외형적 개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축산과와 환경보호과의 공조는 필요하다. 그러나 악취 문제는 부서를 옮긴다고 저절로 해결되는 간단한 사안이 아니다. 농가의 시설 개선 지원, 악취 저감 기술 보급, 철저한 현장 관리, 그리고 농가와 주민 간의 지속적인 소통이 복합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단순히 조직도를 바꾸는 것이 실질적인 악취 감축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더욱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
영천 농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 농가소득 증대, 기후변화 대응, 스마트농업 육성, 그리고 축산환경 개선이 톱니바퀴처럼 함께 돌아가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힘은 행정 편의가 아니라 '농업 현장과의 밀착성'이다.
영천시는 조직개편안을 최종 확정하기에 앞서 농업인단체, 축산농가, 그리고 영농 현장의 목소리를 폭넓게 수렴해야 한다. 아울러 개편 전후의 업무 효율성과 농가 불편 요소에 대한 객관적인 사전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다.
조직개편의 성공 여부는 '부서가 어디에 위치하느냐'가 아니라 '농민에게 얼마나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래 농업을 향한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 변화가 농업기술센터의 집약적 기능을 약화시키거나 농민의 불편을 키우는 방향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영천시는 행정 내부의 논리에서 벗어나, 농민의 눈높이에서 한 번 더 깊이 고민해 주기를 촉구한다.
농민이 편안하고, 농업이 경쟁력을 가지며, 시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만들어 내는 조직개편 — 그것이 영천시 행정이 나아가야 할 진정한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