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학교 영천병원(병원장 박삼국)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돼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의료환경 조성과 존엄한 임종문화 확산에 나섰다. 영천병원은 지난 8월 27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영천지역 의료기관 가운데 유일하게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업무를 수행하며, 지역 주민들이 연명의료에 관한 자신의 의사를 사전에 결정하고 기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만 19세 이상 성인이 향후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됐을 때를 대비해 연명의료에 관한 자신의 의사를 미리 작성해 두는 문서다.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항암제 투여 등 법에서 정한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하는 것에 대한 의사를 사전에 밝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의향서 작성은 본인이 신분증을 지참해 영천병원 사회사업실을 방문한 뒤 상담자로부터 제도의 취지와 주요 내용, 법적 효력 등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결정하면 된다. 작성·등록된 의향서는 연명의료정보처리시스템에 보관되며, 본인의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영천병원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업무와 함께 실제 의료현장에서 연명의료 결정 및 이행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전문적인 윤리 지원체계 구축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29일 영남대학교병원 공용윤리위원회와 ‘연명의료 결정제도 운영 및 시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영천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임종 과정에 들어섰을 때 연명의료 중단 등 관련 결정과 이행 과정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의료진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환자의 의사를 존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라 영남대학교병원 공용윤리위원회는 환자 또는 환자 가족이 요청하는 연명의료 중단 등 결정에 관한 상담을 지원한다. 또한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와 가족, 의료인이 요청하는 연명의료 결정 및 이행 관련 사항을 심의하고, 협약기관 의료진을 대상으로 의료윤리교육과 자문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연명의료 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의학적·윤리적 판단의 어려움을 줄이고, 환자의 의사와 존엄성을 중심에 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의료진과 환자 가족이 연명의료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지원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삼국 병원장은 “영천병원의 연명의료 결정제도 시행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앞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의료기관으로서 환자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고 바람직한 임종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제도를 충실히 준비하고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서 연명의료 결정제도는 생명 연장에 관한 의학적 판단과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조화롭게 반영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로 평가된다. 영천병원의 등록기관 지정과 공용윤리위원회 협력은 지역 주민의 사전 의사결정 기회를 넓히는 동시에, 임종기 의료현장에서 환자의 뜻을 존중하는 진료체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및 상담은 영남대학교 영천병원 사회사업실(054-330-7045)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