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한약축제 현장에서 한마디의 따뜻한 말이 세대의 벽을 허물고 특별한 인연을 만들었다. 요양원 어르신 몇 분을 모시고 축제장을 찾은 한 일행에게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먼저 다가와 “도와드릴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살피던 학생들은 괜찮다는 대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꺼이 동행했다. 학생들은 어르신의 손을 꼭 잡고 휠체어를 밀어드리며 축제장을 함께 걸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학생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어르신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누고, 씩씩한 목소리로 말동무가 돼 드렸다. 세대 차이가 무색할 만큼 거리낌 없이 어르신을 대하며 함께 축제장을 산책하고 품바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에서는 형식적인 봉사활동 이상의 따뜻함이 느껴졌다.
이날 어르신들과 함께한 학생들은 무학고등학교, 영천고등학교, 영천전자고등학교 학생들이었다. 입시를 앞두고 누구보다 바쁘고 마음의 여유를 내기 쉽지 않은 고3 학생들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책과 시험에서 잠시 벗어나 어르신들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 짧은 시간이 어르신들에게는 오래 기억될 소중한 추억이 됐다.
축제를 마치고 헤어질 시간이 되자 학생들은 어르신 한 분 한 분에게 다가가 말했다. “할머니, 안녕히 가세요. 건강하세요.” 학생들의 인사를 받은 어르신들은 학생들의 손을 하나씩 꼭 잡으며 “고맙다”고 답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서로의 손을 잡고 건넨 인사는 긴 여운을 남겼다. 축제는 끝났지만 이날의 따뜻한 장면은 오래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한약축제라는 지역의 공동행사가 단순히 보고 즐기는 축제를 넘어, 서로 다른 세대가 만나고 마음을 나누는 소중한 공간이 된 것이다.
한쪽에는 인생의 황혼을 걷고 있는 어르신들이 있었고, 다른 한쪽에는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는 고3 학생들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나이도 세대도 중요하지 않았다.
“도와드릴까요?”라는 한마디에서 시작된 동행. 어르신에게는 손주 같은 학생들이었고, 학생들에게는 잠시나마 따뜻한 인생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어르신들이었다.
이 모습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영천의 미래가 참 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세대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이런 모습이 지역사회에 더 많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천한약축제가 이어준 짧지만 특별했던 만남. 어르신들의 손을 잡아준 학생들의 따뜻한 마음이 축제장을 넘어 영천 곳곳에 작은 울림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