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이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유치 전략을 ‘홍보 중심’에서 ‘기업 수요 기반의 맞춤형 투자유치’로 전환하고 있다.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의 투자환경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주요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 기업의 투자 동향과 수요를 파악하고 이를 실제 투자 프로젝트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DGFEZ는 지난 2일 서울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 한국외국기업협회(FORCA)와 공동으로 ‘2026년 FORCA 9월 CEO 포럼 및 DGFEZ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FORCA 회원사와 주요 글로벌 기업 대표 및 관계자 등 약 60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투자설명회와 달리 ‘기업과의 직접적인 소통’에 무게를 뒀다는 점이다. DGFEZ는 행사에 앞서 FORCA 임원과 주요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을 별도로 만나 최근 기업들의 투자 동향과 관심 분야, 국내 투자 과정에서 고려하는 요소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는 단순히 “대구·경북에 투자해 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들이 실제 투자 의사결정을 내릴 때 어떤 조건과 지원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행보다.
최근 글로벌 투자시장은 단순한 입지나 세제 혜택만으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공급망 안정성, 연구개발(R&D) 인프라, 전문인력 확보, 산업 클러스터와의 연계성, 행정지원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되는 만큼 투자유치 기관 역시 기업별 요구에 맞춘 대응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DGFEZ가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벌 기업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투자수요 파악을 동시에 추진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DGFEZ가 글로벌 기업에 제시한 핵심 투자 포인트는 대구·경북이 보유한 산업 기반과 미래 신산업 생태계다. 정부 경제자유구역 자료에 따르면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은 대구와 경북 경산·영천·포항 등에 걸쳐 있으며 자동차·기계부품, 그린에너지, 바이오, 의료기기, IT·소프트웨어 등이 주요 유치 분야로 제시돼 있다.
특히 대구·경북은 자동차부품과 기계, 의료·바이오, IT·소프트웨어 등 기존 산업 기반과 미래산업을 연계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의 2026년 DGFEZ 투자유치 종합계획에서도 ICT·로봇, 의료·바이오, 미래모빌리티를 3대 핵심 전략산업으로 설정하고 외국인직접투자(FDI) 6,500만 달러와 국내투자 2,200억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특히 단순한 투자협약 체결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의 실제 착공과 지역 안착까지 관리하는 ‘성과 중심’ 투자유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DGFEZ의 올해 전략이다. 이번 행사의 성패는 행사장에서 얼마나 많은 기업에 DGFEZ를 알렸느냐보다 이후 실제 투자 검토 기업을 얼마나 발굴하고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DGFEZ 역시 이 점을 인식하고 이번 행사에서 확보한 글로벌 기업 네트워크를 일회성 교류로 끝내지 않을 방침이다. 투자 관심을 보인 기업을 대상으로 후속 상담을 진행하고, 기업별 투자수요와 관심 산업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투자설명회에서 관심을 보인 기업을 실제 투자 검토 단계로 끌어올리고 투자 결정 이후에는 인허가와 행정절차 등 기업의 지역 정착 과정까지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DGFEZ는 올해 투자유치 전략에서도 성과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중점 프로젝트’로 선정해 기업 접촉부터 착공까지 단계별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DGFEZ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는 이번 FORCA 행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앞서 DGFEZ는 주한유럽상공회의소(ECCK)와도 투자 정보 공유와 인적 교류, 공동 행사 지원 등을 추진하며 유럽 첨단기업 유치 협력을 강화한 바 있다.
특히 미래모빌리티와 바이오 등 전략산업을 중심으로 유럽 자본과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DGFEZ가 글로벌 기업과의 접점을 특정 국가나 단일 채널에 의존하기보다 외국기업협회, 상공회의소 등 다양한 네트워크로 확대하면서 투자 후보군을 넓히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결국 이번 FORCA CEO 포럼 역시 글로벌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넓히고 향후 투자 프로젝트로 발전할 수 있는 ‘투자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과정이라는 의미가 있다.
김희석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행사를 통해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에게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의 투자환경과 성장 가능성을 알리는 동시에 기업들의 다양한 의견과 투자수요를 직접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직무대행은 “이번 기회를 통해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과 직접 만나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의 우수한 투자환경과 성장 가능성을 알리고, 기업들의 다양한 의견과 투자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기업과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넓히고 후속 교류를 이어가면서 실질적인 투자유치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의 투자 결정이 갈수록 공급망과 산업 생태계 중심으로 이동하는 가운데 지역 경제자유구역 간 투자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경북이 글로벌 기업의 투자 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단순한 투자 인센티브를 넘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산업 인프라와 연구개발 역량, 인력, 협력기업 네트워크를 종합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DGFEZ가 이번 FORCA CEO 포럼을 통해 ‘설명’보다 ‘경청’에 집중한 것도 이러한 투자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실제 DGFEZ 경제자유구역에는 자동차부품, 베어링, 구동모터, 의약품 원료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외 기업이 입주해 있어 제조업 기반과 글로벌 기업의 사업 연계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향후 관건은 이번 만남에서 형성된 글로벌 기업과의 네트워크가 실제 투자 프로젝트로 얼마나 구체화되느냐이다. DGFEZ는 글로벌 기업과의 지속적인 접촉과 후속 상담을 통해 기업별 투자수요를 구체화하고 대구·경북의 산업 생태계와 연결할 수 있는 투자 프로젝트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한 차례의 투자설명회가 아니라 ‘글로벌 기업 발굴→투자수요 확인→맞춤형 상담→투자 결정→지역 정착’으로 이어지는 장기적인 투자유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향후 DGFEZ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이 이러한 전략을 통해 글로벌 기업의 새로운 생산·R&D·비즈니스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