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천시 조교동 일원 조교지구단위개발계획이 수립된 지 15년 가까이 지났지만 도로와 배수시설 등 핵심 기반시설 확충이 계획에 미치지 못하면서 ‘계획 중심 개발’에서 ‘실행 중심 개발’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영천시의회에서 나왔다.
영천시의회 배수예 의원은 지난 1일 열린 제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장기간 답보 상태에 놓인 조교지구의 개발 문제를 짚고 도시계획도로와 배수시설을 연계한 종합적인 사업 추진과 조교지구 전체를 아우르는 단계별 이행 로드맵 마련을 영천시에 촉구했다.
조교2지구는 2011년 11월 조교동 일원 25만3,609㎡ 규모로 최초 결정됐다. 단독주택 중심의 쾌적한 주거지역을 조성한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후 개발 여건은 적지 않게 변했다. 2019년 농산물도매시장 유치를 위해 일부 지역이 준주거지역으로 변경됐고 유통판매시설용지도 새롭게 지정됐다. 반면 도로와 배수시설 등 도시개발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확충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배 의원의 판단이다.
특히 배 의원이 주목한 곳은 조교 장천들 일원이다. 이 지역 도시계획도로는 총연장 1,790m, 총사업비 83억원 규모로 2028년까지 추진될 예정이다. 그러나 문제는 도로 자체의 개설만으로 사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장천들 일원은 금호강 계획홍수위와 지반고의 차이가 거의 없는 저지대에 위치해 집중호우가 발생할 경우 침수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도로를 새로 개설하더라도 배수체계가 함께 정비되지 않으면 오히려 우수 배제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재정 부담 역시 풀어야 할 과제다. 배 의원에 따르면 배수펌프장 설치에만 최소 40억 원 이상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며, 여기에 우수저류시설까지 확보해야 하는 만큼 시 재정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배 의원은 결국 개별 사업을 하나씩 추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조교지구 전체의 개발 여건과 기반시설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먼저 강우량과 침수 발생지역, 피해 규모 및 피해사진 등 객관적인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해 향후 국비 확보와 사업 타당성의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비 확보 전략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사업뿐만 아니라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등 관련 국비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연계해 지방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또 도시계획도로와 배수사업을 별개의 사업으로 접근하기보다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추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무엇보다 배 의원이 강조한 것은 ‘조교지구 전체 이행 로드맵’이다. 도로와 배수시설뿐 아니라 공원, 주차장, 주거용지 등 주요 기반시설과 토지이용계획을 종합적으로 연계해 언제, 무엇을, 어떤 재원으로 추진할 것인지 구체적인 연도별 실행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주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단순히 개발계획을 다시 세우자는 차원의 요구와는 결이 다르다. 이미 수립된 계획을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기 위한 우선순위와 재원조달 방안, 사업 시기를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배 의원은 “2011년에 만들어진 계획이 더 이상 도면 속 계획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며 “조교지구가 오랫동안 계획된 지역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되는 지역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집행기관이 연도별 사업계획과 재원대책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언은 장기간 추진이 지연된 도시개발사업을 바라보는 지방의회의 역할이 단순한 사업 촉구를 넘어 재원 확보와 사업 간 연계, 주민 공개를 포함한 실행체계 자체를 점검하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조교지구가 앞으로 다시 한 번 ‘계획 변경’에 머무를지, 아니면 도로·배수 등 실질적인 기반시설 확충을 시작으로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어낼지는 영천시의 실행 전략에 달려 있다.
특히 침수 위험과 재정 부담이라는 두 가지 현실적인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만큼 개별 사업의 속도보다 조교지구 전체를 관통하는 단계별 실행전략과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이 향후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