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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준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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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이상하게도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가장 늦게 마음을 전한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미소를 건네고, 식당을 나설 때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직장에서는 상대의 기분을 살피며 말 한마디도 조심한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면 달라진다. 부모님의 안부 전화에는 “나중에 전화드릴게요.“라는 말이 먼저 나오고, 배우자의 배려는 익숙함 속에 묻혀 버린다. 자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피곤하다는 이유로 끝까지 듣지 못한 채 하루를 마무리하기도 한다.
우리는 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가장 소홀해지는 걸까. 어쩌면 너무 가까운 사이라는 믿음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일도 곁에 있을 것 같고, 굳이 표현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고맙다는 말도, 미안하다는 말도, 사랑한다는 말도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에는 ‘당연한 관계’란 없다. 가까운 사이라도 따뜻한 말이 필요하고, 오래된 관계일수록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사랑은 마음속에 품고 있는 것만으로는 전해지지 않는다. 표현할 때 비로소 상대의 마음에 닿는다.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바쁘게 살아간다. 더 많이 이루기 위해 애쓰고, 더 좋은 내일을 준비하며 오늘을 보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오늘을 너무 쉽게 흘려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행복은 특별한 날에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퇴근길에 건네는 “오늘도 수고했어.“라는 말 한마디, 부모님의 안부를 묻는 짧은 전화, 가족과 함께하는 평범한 저녁 식사, 오랜 친구에게 보내는 “잘 지내?“라는 문자 하나.
우리의 삶을 오래 따뜻하게 만드는 것은 거창한 순간이 아니라, 이런 평범한 일상이다. 우리는 사랑을 너무 자주 마음속에만 담아둔다.
언젠가는 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늘 ‘언젠가’가 아니라 ‘오늘’이다. 오늘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는 누군가에게 오래도록 힘이 될 수 있고, 오늘 표현한 감사는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익숙함이 소중함을 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연함이 감사함을 잊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만큼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먼저 마음을 전해보면 어떨까.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짧은 말이지만, 그 말을 가장 기다리는 사람은 어쩌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사람을 만난다. 하지만 끝내 삶을 함께 걸어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일, 그것이 행복을 지키는 가장 따뜻한 시작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