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을 배우면서 잊어버리던 기억력이 조금씩 돌아오는 것 같았습니다. 상까지 받게 돼 정말 기쁩니다.“
올해 70세인 이순선 어르신의 수상 소감에는 단순한 대회 우승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다. 고령의 나이에 다시 시작한 배움은 자신감을 되찾게 했고꾸준한 학습은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졌다.
영천시가 지난 18일 임고서원 충효문화수련원에서 개최한 '제3회 영천시 어르신 주산 경기대회'는 고령사회 평생학습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보여준 의미 있는 행사였다.
이번 대회에는 지역 경로당에서 주산 교육을 꾸준히 받아온 70세 이상 어르신 100여 명이 참가해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겨뤘다. 단순한 실력 경쟁을 넘어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는 평생학습의 가치를 현장에서 증명하는 자리였다.
이번 대회는 평생교육지도자협의회(회장 김현수)가 운영하는 '주산 활용 뇌 건강 UP'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때 학교 교육의 대표적인 학습 도구였던 주산은 최근에는 고령층의 인지기능 유지와 집중력 향상, 손과 뇌를 함께 사용하는 두뇌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손가락을 움직이며 계산하는 과정은 기억력과 집중력을 자극하고 지속적인 학습 활동으로 이어져 치매 예방과 인지 건강 증진을 위한 평생학습 콘텐츠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천시는 이러한 교육적 효과를 바탕으로 지역 경로당을 중심으로 주산 교육을 운영하며 어르신들의 학습 참여와 사회적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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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회의 또 다른 의미는 경쟁보다 '함께 배우는 공동체'에 있었다. 참가자들은 시험을 치르듯 긴장감 속에서 문제를 풀었지만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모습이 행사장 곳곳에서 이어졌다. 결과보다 과정에 의미를 두는 평생학습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개인 부문에서는 동부동 언하2동경로당의 이순선 어르신이 대상을 차지했다. 신녕면 화성1리경로당의 정외숙 어르신이 최우수상, 신녕면 연정2리경로당의 이판조 어르신이 우수상을 수상했다.
단체 부문에서는 언하2동경로당이 대상, 신녕면 화성1리경로당이 최우수상, 신녕면 연정2리경로당이 우수상을 각각 수상하며 지역 공동체의 학습 성과를 보여줬다. 수상자들은 오는 9월 포항시에서 개최되는 경북도 어르신 주산 경기대회에 영천시 대표 선수로 참가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에는 경북도 평생교육진흥원 특성화사업인 '슐런 어울림 한마당'이 이어졌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통해 참가자들은 세대와 장애의 경계를 넘어 소통하며 평생학습이 추구하는 포용과 통합의 가치를 함께 실천했다.
이는 평생학습이 단순히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건강 증진, 사회적 관계 형성, 공동체 회복을 아우르는 지역사회 통합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노년기 평생학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영천시의 어르신 주산 교육은 단순한 취미활동을 넘어 인지 건강과 사회참여, 자아실현을 동시에 실현하는 평생학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김병삼 영천시장은 "어르신들의 밝은 미소와 뜨거운 열정이 가득한 현장을 보며 큰 감동을 받았다"며 "주산이 단순한 학습을 넘어 건강한 노후와 이웃 간 소통을 이어주는 매개가 돼 서로의 노력과 성취를 응원하는 화합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나이를 이유로 배움을 멈추지 않는 어르신들의 도전이 개인의 성취를 넘어 지역사회 전체의 평생학습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배움이 건강을 만들고 건강이 공동체를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 속에서 영천시의 평생학습은 오늘도 새로운 가능성을 써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