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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단체 연쇄 탈퇴에 지도부 갈등까지…영천시여성단체협의회, 조직 존립 시험대

이용기 기자 입력 2026.07.15 09:09 수정 2026.07.15 09:09

16개 회원단체에서 13개로 축소…핵심 여성단체 잇단 이탈
소통 부재·지도부 갈등 겹쳐…여성정책 거버넌스 약화 우려

영천시 여성계를 대표하는 민간 협력기구인 영천시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가 회원단체들의 연쇄 탈퇴와 지도부를 둘러싼 내부 갈등으로 조직 운영의 중대한 분수령을 맞고 있다.

여협은 지역 여성의 권익 증진과 양성평등 문화 확산, 여성 리더 양성, 자원봉사 및 사회공헌 활동 등을 위해 지역 여성단체를 하나로 묶는 협의체 역할을 수행해 왔다. 각종 여성 정책 추진 과정에서도 영천시와 민간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거버넌스 조직으로 기능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주요 회원단체들이 잇따라 협의회를 떠나면서 조직의 대표성과 정책 추진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여협 회원단체는 기존 16개에서 13개로 줄어든 상태다. 지난해 5월 바르게살기운동 영천시여성회가 가장 먼저 탈퇴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지역 여성농업인을 대표하는 한국여성농업인 영천시연합회가 협의회를 떠났다. 여기에 지난달 29일에는 지역 최대 여성농업 조직 가운데 하나인 한국생활개선회 영천시연합회도 이사회를 통해 탈퇴를 의결했다.


특히 여협 회칙에는 탈퇴한 단체는 3년간 재가입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회원단체들이 탈퇴를 선택한 것은 단순한 의견 차원을 넘어 조직 운영에 대한 불신과 내부 갈등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여협의 이번 회원 탈퇴의 배경으로 지난해 3월 취임 직후부터 지속해서 제기돼 온 현 여협 회장의 소통부족과 관련 문제 협의를 위해 영락을 하면 수시로 전화 거부와 문자 메시지 등 모든 연락 체널을 차단하는 등 극단적인 불통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협 한 관계자는 “기본적인 이사회 운영조차 회장 개인의 이사에 따라 파행을 겼었고 구성원들의 소통 시도 기회를 수차례 부여했으나 회장 측이 불응했다는 것. 지난 6월 일부 임원들은 학위 위조를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해 긴급 회의 소집 후 징계 처리를 논의했다. 마침내 회장 측이 지난 9일 회의 참석 의사를 밝히면서 여협의 기존 예정돼 있던 대외 행사까지 취소해가며 일정을 마련했다.

당일 회의에 참석한 현 회장은 본인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한 해명이나 유감 표명 대신 징계 절차의 부당함만을 주장하는 태도를 보이자, 여협은 회장의 징계(사퇴)에 관한 표결을 진행했고, 가부 동수가 나와 현 회장 체계를 유지하게 됐다.

하지만 회장 체제 유지 이후에도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총무와 재무 등 일부 임원들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지도부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행정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민간단체 내부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여성단체협의회는 지방자치단체와 여성단체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민관 협력기구로 여성친화도시 사업과 양성평등 정책, 여성 역량 강화사업, 각종 지역행사와 봉사활동 등을 함께 추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단체 감소는 곧 다양한 계층의 여성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통로가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농업 분야 여성단체들의 연이은 이탈은 지역 여성정책의 대표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지방행정 전문가는 "여성단체협의회는 단순한 친목단체가 아니라 지역 여성정책을 행정과 연결하는 중요한 거버넌스 조직"이라며 "핵심 회원단체들이 빠져나가고 지도부마저 흔들리면 정책 협력 기능 역시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영천시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협은 민간단체이지만 각종 여성정책과 행사를 영천시와 협력해 추진해 온 만큼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행정 역시 일정 부분 조정과 협력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일부에서는 관련 부서가 회원단체 간 갈등을 조기에 조율하고 조직 안정화를 위한 중재 노력을 보다 적극적으로 펼쳤어야 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면 행정이 민간단체 운영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자율성을 훼손할 수 있는 만큼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소통 창구 마련과 협의 지원 등 간접적인 지원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함께 나온다.

지역 여성계 안팎에서는 무엇보다 조직 내부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회원단체들의 잇단 탈퇴와 임원진 사퇴가 이어질경우 협의회의 대표성과 영향력은 더욱 약화될 수밖에 없으며 장기적으로는 영천시 여성정책 추진 체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여성계 관계자는 "갈등이 계속될수록 피해는 결국 지역 여성들과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며 "회원단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조직 운영 개선과 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마련, 소통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원단체 감소와 지도부 갈등이라는 복합적인 위기에 직면한 영천시여성단체협의회가 조직 안정과 신뢰 회복을 위한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지 지역사회와 행정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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