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최기문 영천시장 후보가 영천공설시장 장날 유세를 통해 세 결집에 나서면서 이번 영천시장 선거가 단순한 인물 대결을 넘어 지역 정치구조 재편 여부를 가늠하는 선거로 확장되는 분위기다.
최 후보는 27일 영천공설시장 동문·남문 일대에서 집중 유세를 열고 시민들과 직접 접촉하며 민생·경제·출산·산업 성과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이날 현장은 장날과 맞물려 상인과 시민, 지지자들이 대거 운집하며 선거 중반 이후 무소속 진영의 조직 결집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현장 분위기는 전형적인 생활밀착형 지방선거 양상을 띠었다. 치어리더 공연과 선거운동원들의 율동이 이어졌고 시장 상권 중심부를 따라 시민들의 자발적 호응이 이어지면서 유세장은 사실상 ‘민심 집결지’로 기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날 유세의 핵심 메시지는 ‘정당 정치 심판론’과 ‘성과 중심 행정론’이었다. 연단에 오른 박종운 전 영천시의회 의장은 특정 정치세력 중심의 지역 정치 운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정당이 시민 위에 군림하는 구조는 끝나야 한다”며 이번 선거를 “시민 중심 정치로 돌아갈 것인가, 특정 권력 중심 체제를 유지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이는 단순한 지지 연설을 넘어 최근 지역 정가에서 논란이 된 공천 과정과 정치 주도권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특히 ‘깜깜이 공천’과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를 비판한 대목은 지역 유권자들의 정치 피로감과 맞물리며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방송인 출신 이상벽 전 아나운서는 행정 성과를 중심으로 최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행정은 말이 아니라 결과로 증명하는 것”이라며 대구도시철도 1호선 금호 연장, 산업단지 조성 등을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이어 “영천의 길을 가장 잘 아는 베테랑 운전자 같은 리더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현장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유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학부모·청년 소상공인 등 생활정치 영역 인사들이 전면에 등장했다는 점이다. 한정민 학부모 대표는 무상급식·돌봄·교통·출산 지원 정책을 거론하며 “이미 영천은 실질적인 아이 키우기 정책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청년 소상공인 대표 이찬영 씨 역시 “정당보다 사람과 성과를 봐달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 후보 측이 기존의 전통적 조직선거 프레임에서 벗어나 ‘생활 체감형 성과’와 ‘시민 연대’를 핵심 전략으로 설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 후보 역시 이날 연설에서 산업·교통·출산·청렴 행정을 핵심 성과로 집중 부각했다. 그는 ▲110만 평 산업단지 조성 ▲서영천IC 개통 ▲대구도시철도 1호선 금호 연장 ▲4조3천억 원 투자 MOU 체결 ▲전국 시부 고용률 4위 ▲분만산부인과 재유치 ▲전국 시 단위 합계출산율 1위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특히 그는 “지난 8년 동안 운동화 밑창이 닳도록 현장을 뛰었다”며 “흔들리지 않고 오직 영천과 시민만 바라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앙정치보다 지역 실적과 행정 안정성을 앞세우는 전형적인 현역 프리미엄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날 유세를 두고 “무소속 후보가 조직력과 현장 동원력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장면”이라는 평가와 함께 “이번 선거가 정당 구도보다 지역 내 정치 신뢰와 행정 성과 검증 중심으로 흐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천시장 선거는 공천 갈등과 지역 정치 주도권 논란이 겹치면서 경북 지방선거 판세를 가늠할 주요 승부처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