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홈 오피니언

권력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지는 질문

이용기 기자 입력 2026.05.03 17:16 수정 2026.05.03 17:16

2026년 최고의 화제작 왕과 사는 남자는 1,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단순한 흥행작을 넘어 우리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그 중심에는 인물 엄홍도가 있다. 그는 신분과 세대를 뛰어넘어 자신의 안위가 아닌 공동체의 생존을 선택한 인물로 그려진다.

이 영화가 더욱 깊은 울림을 주는 이유는 또 다른 인물, 이홍휘(단종)의 삶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왕으로 태어났으나 권력 찬탈 속에서 왕좌를 빼앗기고 끝내 비극적 운명을 맞이한 그의 삶은 “권력”이 결코 영원한 것이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 권력 앞에서의 선택 — 두 인물의 공통점
엄홍도와 이홍휘는 서로 다른 위치에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에 동일한 선택을 한다. 엄홍도는 마을 주민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놓는다. 이홍휘 역시 자신의 복위나 개인적 영광이 아닌 백성의 안위를 위한 길을 택한다.

특히, 거사를 준비하던 마지막 날 발각된 상황에서 엄홍도와 이홍휘가 마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보여준 ‘연기’는 단순한 기지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희생의 결정체였다. 또 이홍휘가 사약 대신 자신의 생을 거두어 달라 요청하는 장면은 권력을 가진 자가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들의 삶은 한 가지로 요약된다. “권력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을 위한 책임이다.”


▼ 오늘의 지방선거, 무엇이 다른가
이제 시선을 현실로 돌려보자.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은 출마자들은 과연 어떤 정신으로 그 자리에 서 있는가. 특히 일부 정치 세력에서 나타나는 모습은 우려스럽다. 유권자의 의견을 무시한 채 지역구를 임의로 변경, 당선 가능성만을 고려한 전략적 공천, 기존 입당 인사를 배제하거나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정책, 비전보다 ‘이길 수 있는 후보’ 중심의 결정, 이러한 행태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유권자 주권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다.

▼ 공천권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
공천권은 막대한 권력이다. 하지만 그 본질은 ‘선택’이 아니라 ‘위임’이다. 정당이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국민을 대신해 더 나은 선택지를 제시하라는 의미이지, 국민 위에 군림하라는 권한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공천 과정은 마치 과거 왕권 시대의 권력 다툼처럼 비춰진다. 밀실 결정, 충성 경쟁 이는 우리가 이미 역사 속에서 실패했다고 알고 있는 방식이다.

▼ 유권자를 향한 최소한의 존중
더 큰 문제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유권자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역 주민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를 대표할 사람을 왜 우리가 모르는가?” “왜 우리의 선택권이 사전에 제거되는가?” “이것이 과연 민주주의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당선도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영화 속 엄홍도와 이홍휘는 자신들의 미래가 아닌 타인의 삶을 위한 선택을 했다. 그렇다면 오늘의 정치인은 어떤가?. 권력을 통해 무엇을 지키려 하는가? 누구를 위해 출마했는가? 어떤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후보라면 공천 여부와 관계없이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자격이 없다. 결국 선택은 유권자의 몫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후대에 부끄럽지 않을 결정이어야 한다


저작권자 영천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