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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그리고 우리가 만드는 분위기

영천타임즈 기자 입력 2026.03.31 09:48 수정 2026.03.31 09:48

↑↑ 이준호

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거리에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각자의 선택을 이야기하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지켜보며 한 가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지금 과연 선거를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서로를 겨누고 있는 것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 선거는 후보를 평가하는 장이 아니라, 지지자들끼리 서로를 가르는 공간으로 변해버린 듯하다.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를 향해 거친 말을 쏟아내고, 다른 선택을 한 이들을 쉽게 비난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지지의 표현이 점차 상대에 대한 공격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과장된 이야기들이 별다른 검증 없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여부보다는 자신의 입장에 부합하는지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분위기 속에서, 왜곡된 정보는 쉽게 사실처럼 받아들여진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근거 없는 비난의 대상이 되고, 공동체의 신뢰는 점차 흔들리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의견 표출을 넘어, 지역사회를 약화시키는 행위에 가깝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선거 이후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같은 지역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이 서로를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한 번 생긴 감정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는다. 선거는 일시적인 과정이지만, 그 이후에도 우리는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길 필요가 있다.

지지는 분명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그 지지가 타인을 향한 공격으로 이어지는 순간, 그것은 건강한 시민 참여라고 보기 어렵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공유하기 전에 한 번 더 숙고하는 태도, 서로 다른 선택을 존중하는 자세가 지금 우리 사회에 더욱 요구되고 있다. 선거는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을 선택하기 위한 과정이어야 한다.

이번 선거가 단순한 승패로만 기억되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태도로 참여했는지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서로를 향한 말 한마디가 지역사회의 분위기를 만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보다 성숙하고 책임 있는 태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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