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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산천문과학관, 정월대보름 개기월식 특별관측전 개최

이용기 기자 입력 2026.02.27 15:48 수정 2026.02.27 15:48

36년 만에 겹친 정월대보름과 개기월식… 붉은 ‘블러드문’ 관측 기회

영천시는 내달 3일 오후 6시 30분부터 보현산천문과학관 앞마당에서 정월대보름을 맞아 개기월식 특별관측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전통 명절과 천문 현상이 겹치는 이례적 사례로 과학적 의미와 문화적 상징성을 동시에 지닌 관측 기회로 평가된다.

■ 개기월식, 왜 달은 붉게 물드는가
개기월식은 태양–지구–달이 거의 완벽한 일직선(삭·망 시기)에 놓이면서,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umbra) 안으로 완전히 들어갈 때 발생한다. 이때 태양빛은 지구 대기를 통과하면서 단파장(푸른빛)은 산란되고 장파장(붉은빛)만 상대적으로 많이 굴절·투과돼 달 표면에 도달한다. 그 결과 달은 암적색 또는 구리빛으로 보이는데, 이를 흔히 ‘블러드문(Blood Moon)’이라고 부른다.

달의 색조는 대기 중 미세먼지, 화산재, 구름량 등 지구 대기의 투명도에 따라 달라진다. 대기가 맑을수록 밝은 적색을, 에어로졸이 많을수록 어두운 적갈색을 띠는 경향이 있다. 천문학계에서는 이를 ‘단종 척도(Danjon scale)’로 분류해 월식의 밝기를 0~4단계로 평가한다.

2018년 진행된 개기월식

■ 관측 일정… 저녁 시간대 진행으로 접근성 높아
이번 월식은 비교적 이른 저녁 시간에 진행된다. 18시 49분 : 본영식 시작 (달이 지구 본그림자에 접촉), 20시 04분 : 개기월식 최대 단계, 21시 03분 : 개기 종료, 달이 다시 밝아지기 시작, 22시 17분 : 본영식 종료된다.

지난해 9월 개기월식은 새벽 시간대에 진행돼 일반 시민 관측이 쉽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초저녁 시간대에 진행돼 학생과 가족 단위 관측객의 참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월대보름과 개기월식이 겹치는 사례는 1990년 이후 36년 만으로 음력 보름달을 상징적으로 기리는 전통 문화와 과학적 천문 현상이 만나는 상징적 장면이 연출될 전망이다.

■ 과학 강연·별자리 해설·4K 실시간 중계
행사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개기월식의 원리와 관측 포인트에 대한 천문 강연, 월식 시기 관측이 용이한 계절 별자리 해설, 다수의 천체망원경을 통한 실시간 관측 체험, 고성능 카메라를 활용한 전 과정 4K 촬영 및 ‘보현산별빛축제’ 유튜브 채널 실시간 중계된다.

월식은 육안으로도 안전하게 관측할 수 있는 천문 현상으로, 별도의 보호장비 없이도 관찰 가능하다. 다만 쌍안경이나 소형 망원경을 활용하면 달 표면의 ‘티코 크레이터(Tycho crater)’나 ‘고요의 바다(Mare Tranquillitatis)’ 등 주요 지형이 붉은 색조 속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보다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다.

2011년 진행된 개기월식

■ 과학적·교육적 가치
개기월식은 태양계의 기하학적 정렬과 지구 대기의 광학적 특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표적 관측 사례다. 지구의 그림자가 둥글게 드리워지는 모습은 지구가 구형임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대기 산란 현상은 레일리 산란(Rayleigh scattering)의 실제 응용 사례로 교육적 활용도가 높다. 월식 진행 시간과 접촉 시각 측정은 천체 역학 계산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자료가 된다. 천문학계에서는 이러한 공개 관측행사가 시민 과학 참여 확대와 기초과학 저변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평가한다.

■ 관람 안내
행사는 무료로 진행되며 사전 예약 없이 참여 가능하다. 관측 편의를 위해 따뜻한 복장과 돗자리, 쌍안경 등을 준비하면 좋다. 기상 악화 시 행사는 취소될 수 있으며 최종 진행 여부는 3월 2일 오후 2시 보현산천문과학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

36년 만에 찾아온 ‘정월대보름 블러드문’. 전통과 과학이 교차하는 밤하늘의 드라마가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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